1. 착한 사람을 불편하게 여기는 심리학적 이유
우리는 일반적으로 착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사람을 불편하게 느끼거나 심지어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이 현상을 몇 가지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회적 비교 이론'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과 비교하면서 형성하는데, 누군가가 지나치게 착하고 도덕적으로 완벽해 보이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부족하거나 이기적인 사람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이때 자존감이 위협받고, 무의식적인 반감이나 불편함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론은 ‘도덕적 우월감 위협’입니다. 누군가의 선행이나 도덕성이 나를 위축되게 만들면, 방어적인 심리가 작동하여 그 사람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여기게 됩니다. 이런 감정은 흔히 “너무 착해서 불편하다”는 말로 표현됩니다. 착한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나도 뭔가 잘해야 할 것 같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기에 그 자체가 일종의 심리적 압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선한 사람이 오히려 '불편한 존재'로 인식되기도 하는 것이죠.

2. ‘가짜 착함’에 대한 불신과 상호성의 부담
우리가 착한 사람을 멀리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착함이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심 때문입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이를 ‘인상 관리 실패’라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진심에서 우러난 선행과,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구분하려고 합니다. 만약 상대방의 선한 행동이 지나치게 의도적으로 보이면, 사람들은 그를 진정성이 없는 사람, 또는 ‘착한 척’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결국 그 사람의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며, 거리감이나 반감을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은 '상호성 압박'입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잘해주고 배려할 때, 인간은 심리적으로 ‘나도 저만큼은 돌려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낍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행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부담은 곧 상대에 대한 거부감으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일부 사람들의 경우에는 다크 트라이어드 성향(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시)으로 인해, 선한 사람을 약하게 보거나 이용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렇게 볼 때, 선함이 반드시 칭찬만 받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오해받고 거부당하기도 하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3. 기독교 관점에서 본 ‘착함’과 인간의 죄성
심리학적 설명도 중요하지만,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이 문제를 더 깊이 다루게 됩니다. 성경은 인간의 본성 안에 ‘선함을 거부하고 악을 따르는 경향’이 있음을 분명히 말합니다.
로마서 3장 10절에서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인간이 본래부터 선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만 선함에 이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누군가의 진정한 선함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것이며, 우리는 그 앞에서 나의 부족함과 죄를 더욱 또렷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완전한 선의 모습으로 오셨지만, 세상은 그분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선함과 진리가 인간의 어둠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착한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심리는 단지 상대의 성격 때문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어둠과 마주하기 싫은 내면의 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군가의 선함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 그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기도하며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함은 결코 비난받을 이유가 없는 가치이며,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배워야 할 중요한 영적 태도입니다.
4. 나는 누군가의 선함 앞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을까?
누군가의 ‘착함’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 이유는 정말 그 사람이 지나치게 착해서일까요? 아니면, 나의 연약함이나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이 싫어서일까요? 기독교에서는 진정한 착함은 하나님을 닮은 성품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선한 삶 앞에서 느끼는 감정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 나는 누군가의 선함 앞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었나요?
- 누군가의 친절함을 오해하거나 의심한 적은 없었나요?
- 나 역시 착해 보이고 싶어 하면서도, 선함을 실천하는 데에는 소극적이지 않았나요?
착함이 오해받기 쉬운 시대일수록, 더 분명하게 하나님의 선하심을 닮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함께 묵상해보면 좋은 성경 말씀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 로마서 12장 9~15절 발췌
“빛이 어두움에 비치되 어두움이 깨닫지 못하더라.”
– 요한복음 1장 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