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우리 몸이 스스로 반응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뜨거운 물에 손을 넣으면 반사적으로 손을 빼고, 갑자기 눈앞으로 공이 날아오면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을 피하죠. 또 강아지를 처음 키우는 사람도, 강아지가 배를 보이면 쓰다듬어 주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우리가 일부러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나오는 것들이에요.
이런 행동들이 왜 일어나는 걸까요? 그리고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이런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자연선택과 본능적인 행동 패턴 때문입니다. 오늘은 자연선택과 반사, 고정행위패턴, 그리고 일반적 행동특질에 대해서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자연선택이란 무엇일까? – 살아남기 위해 변하는 생물들
자연에서는 모든 생물이 같은 환경에서 똑같이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생물은 같은 종이라도 조금 더 강하고,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먹이를 잘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물들이 더 많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개체들은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이를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라고 합니다.
이 개념을 처음 정리한 사람이 바로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이에요.

<다윈의 핀치새 이야기>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연구를 하다가 아주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어요. 바로 같은 핀치새인데도, 사는 섬에 따라 부리의 모양이 다 다르다는 것이었죠.
- 씨앗을 먹는 핀치새 → 단단한 부리
- 곤충을 잡아먹는 핀치새 → 뾰족한 부리
즉,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부리가 다른 형태로 변했고, 그런 새들만 살아남아 후손을 남긴 것이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적응한 형태로 변한 것이죠.
이처럼 환경에 더 잘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아 후손을 남기고, 그 형질이 점점 퍼지면서 종 전체가 변화하는 과정이 자연선택입니다.
2. 반사(reflex)란? –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는 몸
자연선택을 통해 생물들은 점점 더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해 왔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각할 필요도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 생긴 것이죠. 이런 즉각적인 반응을 반사(reflex)라고 합니다.
반사의 예시
- 손이 뜨거운 물에 닿으면 반사적으로 손을 뺀다.
- 갑자기 강한 빛이 들어오면 동공이 작아진다.
- 눈앞으로 손이 빠르게 다가오면 자동으로 눈을 감는다.
이와 같이 반사는 우리가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자동으로 나오는 행동이에요. 즉, 우리 몸이 위험을 감지하면 곧바로 반응하는 시스템입니다.
3. 반사의 민감화(Sensitization)와 둔감화(Habituation)
모든 반사 행동이 항상 똑같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어떤 자극에 계속 노출되게 되면, 더 강하게 반응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점점 신경 쓰지 않게 될 수도 있어요. 이를 민감화(Sensitization)와 둔감화(Habituation)라고 정의합니.
1) 민감화 – 점점 더 예민해지는 반응
한 번 놀라거나 강한 자극을 받으면, 이후에 비슷한 자극에도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 공포 영화에서 갑자기 큰 소리에 놀라면, 그다음부터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 모기 소리를 한 번 들으면 이후에는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2) 둔감화 – 점점 무뎌지는 반응
반대로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점점 신경을 덜 쓰게 되는 현상도 있어요.
- 시계 초침 소리가 처음엔 거슬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경 쓰지 않게 된다.
- 기차역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기차 소리가 익숙해져서 잘 듣지 않는다.
이런 변화들은 우리 몸이 꼭 필요한 자극에만 집중하고, 불필요한 자극은 무시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4. 고정행위패턴(Fixed Action Pattern, FAP) –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
이제 반사보다 조금 더 복잡한 행동을 알아볼까요? 어떤 생물들은 특정한 자극을 받으면, 학습 없이도 자동으로 일정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행동을 고정행위패턴(FAP)이라고 합니다.
고정행위패턴의 특징
- 특정한 자극(방출인, Releaser)이 있어야 행동이 시작됨
-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수행됨
- 학습이 필요하지 않음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수행됨)
고정행위패턴의 예시
- 거위가 둥지에서 알이 굴러나가면, 자동으로 부리로 알을 굴려서 둥지로 가져온다.
- 새끼 잉꼬가 부모새의 부리를 쪼면, 부모새가 반사적으로 먹이를 준다.
- 수컷 붉은 배 스틱거북은 빨간색 무늬를 보면 무조건으로 공격하는 반응을 보임.
5. 일반적 행동특질(General Behavior Traits, GBT) – 고정행위패턴과의 차이
고정행위패턴과 비슷해 보이지만, 더 유연하게 변화하는 행동도 있는데요. 이를 일반적 행동특질(GBT)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 행동특질과 고정행위패턴의 차이
고정행위패턴(FAP) 일반적 행동특질(GBT)
| 학습 여부 | 학습 없이도 자동 수행됨 | 학습과 환경적 요소의 영향을 받음 |
| 행동 방식 | 특정한 자극이 나타나면 똑같은 행동이 반복됨 | 행동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 |
| 변화 가능성 | 거의 변하지 않음 | 환경과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 예시 | 거위의 알 되찾기 행동, 붉은 배 스틱거북의 공격 행동 | 사람의 성격(외향적/내향적), 스트레스 반응 |
일반적 행동특질의 예시
- 어떤 사람은 유전적으로 외향적인 성격을 가지지만, 환경에 따라 더 내향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즉, 고정행위패턴은 특정 자극에 의해 항상 같은 행동을 보이지만, 일반적 행동특질은 유전적인 영향을 받으면서도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글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본능과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인 행동을 가지고 있는데요. 환경 속에서 또 다른 행동을 배우며 살아가게 되는데, 그때 반사, 고정행위패턴, 일반적 행동특질 모두 자연선택을 통한 생존에 유리하도록 발달해 온 행동들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인간과 동물은 환경에 맞춰 변화하며 생존하여, 이러한 특징들을 토대로 계속적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랍니다~!.